“영미, 영미, 영미, 업! 업!”
컬링 경기를 보다 보면 선수들이 서로 콜을 고함지르듯이 내지르는 장면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는 사실 그저 사기를 북돋우려는 외침이 아니다.
스톤이 아주 경미한 플레이에도 큰 진로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선수들이 한글자 짜리 외침으로 한번에 알아들을 수 있게 만든 구호다.
컬링에서 사용되는 특유의 구호에는 “얍”, “업”, “헐”, 그리고 “워” 등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감탄사처럼 보이고 신조어 같기도 한 이 구호들은 컬링 경기 중 정확한 ‘스위핑(얼음바닥을 닦으며 컬링 스톤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일)’을 지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호들이다.
먼저 ‘얍’은 ‘스위핑을 시작하라’는 의미로 쓰이고, ‘업’은 ‘스위핑을 멈추고 기다리라’는 말이다. ‘헐’은 ‘더 빨리 스위핑을 하라’는 말이고 ‘워’는 ‘더 이상 스위핑을 할 필요 없다’는 뜻이다.
그 밖에 ‘스위핑을 적당히 하라’는 의미를 가진 ‘클린’도 존재한다.
이러한 구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국 선수들만의 구호가 또 있지 않느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그 구호는 바로 스톤이 얼음 판 위에서 미끄러지는 매 순간 들어봤을 마법의 구호, “영미” 이다.
‘안경 언니’ 김은정 선수가 동료 김영미의 이름을 외치는 ‘다양한 버전’의 “영미”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 글자로 된 구호가 있지만 ‘영미’라는 단어 하나로 스위핑 지시를 내리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자상하게, 때로는 다급하게 목 놓아 부르는 김은정의 “영미”에 선수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더욱 긴장감 넘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은 영국, 스위스, 스웨덴 등 강호를 연달아 격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이어 마침내 20일에 미국에 거둔 9-6 승리로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