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욕을 많이 하는 사람을 ‘배우지 못한 사람, 교양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신은 이제 이 생각을 바꾸어야 할지도 모른다.
욕설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욕을 하면 ‘좋은’ 이유들이 생기고 있으니 말이다.
#1. 어휘력이 좋아진다
미국 뉴욕 주 메리스트 대학의 심리학과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욕을 잘 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어휘 구사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들은 먼저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1분 내에 특정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말하게 했다. 그 다음 같은 방식으로 욕설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일반 어휘 구사력이 높은 참가자들의 비속어 구사력이 월등히 높게 기록됐다. 반대로, 어휘 구사력이 낮은 경우 비속어 구사력도 낮았다.
따라서 욕하는 사람의 지능이나 어휘구사력이 떨어진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오히려 욕설에 능한 경우 표현력이 풍부하고, 효율적인 소통에 적합하다.
#2. 고통 감수 능력이 향상된다
영국 잉글랜드에 위치한 킬 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차드 스티븐스(Richard Stephens)는 2009년 욕설이 인내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그는 66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얼음물에 손을 집어넣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손을 넣고 욕설을 내뱉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더 오래 얼음물을 견뎌냈다. 욕을 하는 경우 심장 박동이 올라가며 고통이 경감된 것이다.
이를 보고 투쟁-도피 반응(긴박한 위협이 있는 경우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생리적 각성 상태)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여객기 사고의 블랙박스를 보면 조종사들이 마지막에 욕설을 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3. 힘이 솟아난다
욕을 하면 힘이 솟아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영국 심리학 학회에서 스티븐스라는 이름의 한 심리학자는 최근 욕설과 관련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두 번에 걸친 실험을 했는데, 21세 전후의 29명은 실험에서 30초 자전거 페달 밟기를 진행했다.
이 때 운동 도중 욕설을 내뱉는 경우 최대 24W의 일률이 증가했다. 이어서 19세 전후의 52명을 대상으로 10초 악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테스트를 하면서 머리에 떠오르는 욕설을 내뱉으라고 지시받았다.
‘나무’ ‘갈색’ 등 평범한 단어를 내뱉으며 실험을 진행했을 때와 욕설을 할 때를 비교해보니 평균적으로 약 2.1k에 달하는 악력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실험 참가자들이 욕을 큰 소리로 말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차분하게 욕설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이 실험에 대해 스티븐스는 한 인터뷰에서 “이 부분에 관한 것은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증명한다”고 밝혔다.
이 결과를 종합해 보면 욕설은 단순히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많은 쓰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지나치게 욕을 많이 해서 남을 기분 나쁘게 만드는 것은 좋지 않지만, 욕설도 어느 정도 기능이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