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펜션 운영자로서 자괴감 듭니다’라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사람은 3층짜리 6개 방을 보유한 펜션의 운영자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펜션 운영자라 밝힌 A 씨는 펜션을 이용한 이용객들의 횡포에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고 했다.
A 씨는 “온갖 쓰레기로 등 펜션을 초토화하고 도망가버린 이용객 무리가 있는데, 그 수위가 너무 심해 펜션이 거의 쓰레기통이 되었다. 이런 참담한 상황에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괴감이 든다”고 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이 사건은 2017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벌어졌다.
그날은 연말을 즐기기 위한 손님들로 온 객실이 꽉 찼다.
손님 중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손님 8명이 있었는데, 그들에 대하여 A 씨는 “무척 신이 난 모양이었다. 2층에 머물렀는데 화기애애하게 노는 소리가 펜션과 조금 떨어진 관리동까지 들리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의 화기애애함은 도를 지나쳤다.
그들의 파티는 새벽 3시까지 계속되었고, 급기야 관리동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다른 객실 손님의 항의 전화였는데 남자 손님 8명이 있는 2층 방에서 물건을 부수고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내용이었다.
항의 전화를 받은 운영자 A 씨는 즉시 방으로 갔으나 이들은 “아무 일도 아니다”라며 A 씨를 돌려보냈다.
A 씨는 손님들에게 행여 방해 될까 하고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하니 조용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하고 돌아섰다.
불과 2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 그 방에 대한 항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엔 고성방가를 하며 객실에 있는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항의였다.
해당 객실에 대한 항의는 한 번에 그치지 않았고, 계속해서 이어져 운영자 A 씨는 거듭 방을 찾아가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느라 잠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다음 날 발생했다.
다음 날 아침 문제의 방을 청소하러 간 A 씨는 방안은 온통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으며, 싱크대와 화병 등이 깨져있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토사물과 먹다 남은 음식은 분리수거도 되지 않은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어 쓰레기통을 방불케 했다.
또 그들은 사용하던 전기난로, 전기장판까지 켜둔 채 퇴실을 하였고, 사용한 전선 밑에 발열팩을 둔 바람에 하마터면 화재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를 본 A 씨는 객실에 머물렀던 손님한테 전화했지만, 이들은 받지 않았고,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 겨우 연결이 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막무가내로 나왔고 사과는커녕 ‘신고하려면 하라’며 A 씨를 더욱 황당하게 했다.
A 씨는 새해 첫날부터 펜션을 초토화해 놓고 도망가버린 손님 때문에 ‘자괴감이 들었다’며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조언을 구했다.
누리꾼들은 이 글을 읽고 경악을 금치 못하며 “양심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 “돼지우리 같다”, “쓰레기통이 따로 없다”, “몰상식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삼키지 못했다.
한 누리꾼은 자신도 펜션운영을 하는데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며 “재물 손괴죄로 신고가 가능하니 꼭 경찰에 고소하라”고 조언했다.
사실 이 사례가 아니더라도 펜션 운영자와 이용객 사이에서 ‘펜션 청소’ 문제를 두고 끊임없이 갈등이 있었다.
이용객들은 객실 비용에는 청소도 포함돼 있어 굳이 손님이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고, 운영자들은 쓰레기 분리수거, 설거지 정도는 손님이 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다.
물론 법으로 제정되거나 정해진 것은 없지만 사람이라면 최소한 지켜야 하는 예의가 있는 것이다.
이번 사례의 경우 이용객의 행태가 도를 넘어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여러 펜션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자꾸 일어나다 보니 일부 펜션에서는 추후 손님에게 청소비를 요구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펜션 운영자들은 “완벽한 청소는 아니더라도 쓰레기를 모아두는 등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