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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면회때 엄마가 싸왔던 ‘상한 김밥’…아들이 울음을 터뜨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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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 입소 후 한달, 경찰학교에서 훈련 받을 당시 어머니가 면회를 오신다는 말에 아침 일찍부터 옷을 다리고 신발도 빡빡 닦으며 면회시간을 애타게 기다렸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어머니는 면회시간을 훌쩍 넘길 때 까지 보이지 않았고 결국 나는 생활실로 쓸쓸히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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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나는 걱정과, 원망과, 서러움에 밤새 울다 잠이 들게 되었다.

다음날 새벽, 갑자기 교관님이 날 찾으셨다. 면회실로 가보라는 말에, 나는 한달음에 달려가게 되었고 거기엔 내가 애타게 기다리던 어머니가 앉아 계셨다.

어머니는 날 반기시며 울음을 터뜨리시며 싸오신 치킨과 김밥을 테이블에 내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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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2일 올라온 글에는 군 복무 시절 면회를 오신 어머니의 김밥에 오열한 아들의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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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올린 아들 A씨는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뒤로하고 의무경찰에 입대할 수 밖에 없었다.

면회를 오시기로 한 그날 기다림에 지쳐 울며 잠이 든 A씨를 깨운 것은 부대의 교관. 새벽녘에 갑작스레 깨워 면회실로 가보라는 교관의 말에 부리나케 달려갔더니 어머니가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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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아들을 보자 울음을 터뜨리시며 치킨과 손수 싼 김밥을 황급히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연합뉴스

A씨는 어머니가 올려 놓은 김밥에서 나는 쉰내를 느꼈다. 장애를 가진 어머니가, 이틀 내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분명 들고 오다가 상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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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정성에 복받힌 A씨는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그저 쉰 김밥으로 꾹 눌러 내릴 뿐이었다.

A씨가 반쯤이나 먹었을까, 어머니는 면회하러 오는 길에 역에서 내리자 마자 소매치기를 당하셨다는 말을 꺼냈다.

돈이 없어진 어머니는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기도 하고 도움을 청했지만 장애로 인해 잘 전달이 되지 않았고 이내 교통편을 이용하기를 포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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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들을 봐야 한다는 일념으로 어머니는 이틀 간 걸어 새벽녘에 경찰학교에 도착했다. 이틀 내내 걸어온 어머니의 손엔 김밥이 들려있었고, 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A씨는 이내 울음을 터뜨리고 “김밥이 너무 맛있다”며 “엄마가 만든 음식은 항상 최고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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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이 상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어머니는 그저 아들을 만나게 된 기쁨에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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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은 이를 듣고 A씨의 어머니가 경찰학교에서 특별히 아들과 함께 하루 머무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렇게 A씨는 경찰학교가 생긴 이래 영내에서 부모님과 함께 잔 최초의 의경이 됐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A씨 눈앞에서 놀라울 만한 일이 일어났다. 소매치기를 당한 A씨의 어머니가 면회를 위해 이틀 내내 직접 걸어오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동기들, 조교, 그리고 교관이 앞장서 돈을 모아 A씨 어머니의 차비를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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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인 돈은 자그마치 300만원이 넘었다. 교관은 A씨의 어머니를 역까지 모셔다 드린 후 돈을 전해드리며 “이번에는 조심히 돌아가셔요!”하고 인사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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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제대한지 8년이 흘렀고, A씨는 ‘상한 김밥’에 담긴 어머니의 자식사랑과, 동료들의 ‘차비’를 잊지 못한다 말했다.

A씨는 “오늘은 저녁으로 어머니께 김밥을 만들어 드리려 한다”며 “이틀을 걸어오신 어머니의 사랑에는 턱없이 못미치겠지만 당신이 하셨듯이 김밥에 사랑을 담아볼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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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사연은 11년 전인 2006년, 월간잡지 ‘좋은생각’ 11월호에 실렸던 사연으로 밝혀졌다. 각박한 요즘 시대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누리꾼들의 화제가 되며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다.

A씨를 울게한 어머니의 ‘상한 김밥’과 동료들의 깊은 배려심은 누리꾼들의 눈시울 또한 붉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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