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형사처벌 대상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낮추게 된 사건인 ‘일본 고베 연쇄살인’이 재조명됐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MBN ‘신동엽의 고수외전’에서는 과거에 비해 점점 범죄량이 증가하고 있는 10대 범죄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고수외전’ 패널로 출연한 후지이 미나는 일본 고베 아동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일본 고베 아동 연쇄살인사건’은 1997년 고베시의 한 중학교 정문 앞에서 어린 소년의 잘려진 머리가 발견되며 일본 전역을 충격에 빠트린다.
피해자는 근처에서 실종된 11살 소년이었다. 소년은 당시 머리가 입에서 귀까지 찢어져 있었으며, 그 사이엔 범인이 끼운 ‘범행 선언문’이 발견됐다.
범인은 ‘나를 멈춰보라’, ‘난 살인이 유쾌해서 견딜 수 없다’, ‘사람의 죽음을 보고 싶어 어쩔 수 없다’ 등의 글을 남겼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고베신문사는 2차 범행선언문을 받게 된다. 1300여 자에 달하는 이 편지에는 범인이 현재 살인게임을 하고 있음을 알리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프로파일러들은 수려한 문장과 내용의 맥락을 토대로 범인이 30~40세 전후의 남성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한달 후에 체포된 범인은 겨우 14살의 중학생이었다.
심지어 그는 11살 소년의 머리를 자르기 전에도 이미 전적이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하고 그 외에도 3명에게 상해를 입혔던 것이다.
마치 ‘살인’을 장난과 같이 여기며 잔혹한 수법으로 여러명의 사람들을 죽였지만 제대로 된 처벌은 내려지지 않았다.
가해자는 미성년자란 이유로 정신치료 판정을 받았고, 2004년 의료소년원에서 가석방됐다.
이후 그는 가족과 떨어져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2015년 자신의 범행에 대한 수기를 출간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절가』라는 제목의 이 책은 가해자가 살인을 저질렀을 당시 자신의 심경과 사건 이후의 삶을 다루는 이야기들이 있다.
후지이 미나는 “돈주고 사서 읽기는 좀 그런 것 같아 도서관에서 읽었다. 너무 끔찍했다”며 “살인을 게임처럼 즐기는 느낌이 있었다”고 자신이 해당 책을 읽은 후 느낀 감정을 설명했다.
한편 일본 열도를 큰 충격에 빠트렸던 ‘일본 고베 연쇄살인사건’을 계기로 일본 정부는 소년법을 개정하게 되었고 형사처벌 대상 연령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