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이 숙명의 한일전에서 승리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뒤 대표팀의 스킵 김은정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3일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한국과 일본의 여자 컬링 단체전 준결승전이 강릉 컬링 센터에서 열렸다.
스킵 김은정을 비롯해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된 대표팀은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8-7로 승리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대회 시작 후 두 번째 경기에서 일본에 유일하게 패배를 한 뒤 파죽지세의 7연승으로 조 1위에 오르며 조별 예선을 마쳤다.
마침 일본이 4위가 되면서 리턴 매치가 성사됐고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이 펼쳐졌다.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혈전이었지만 결국 한국의 설욕전으로 끝이 났다.
김은정은 경기가 끝난 뒤 “예선에서 유일하게 진 상대가 일본이었다. 돌아가는 길에 너무 화가 났는데 준결승전에서 또 만나게 돼 목표의식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관중들이 열띤 응원과 성원을 보내주신 덕에 여기까지 왔다. 경기를 하면서도 많은 에너지를 느꼈다”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한국은 1엔드에서 대거 3점을 뽑아내는 등 순탄하게 초반 분위기를 리드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기세가 흔들렸고 마지막 10엔드에서는 후공을 잡고도 ‘스틸’을 허용해 1점을 내주고 동점이 됐다.
마지막 샷 직전까지 분위기가 일본 쪽으로 많이 넘어갔지만 김은정의 절묘한 샷이 일본의 스톤을 밀어내며 극적으로 승리를 확정했다.
마지막에 드로우샷을 하는 것은 김은정이 바랐던 그림이 아니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드로우샷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드로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런 상황이 왔고, 내 역할이고 의무니까 던졌다”고 말한 뒤 “여기까지 왔는데 메달은 따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그야말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첫 출전 후 이번이 두번째지만 10번 싸워 9번 이기는 놀라운 승률을 보여주며 결국엔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은정은 “우리도 올림픽을 앞두고 역사를 쓰고 싶었다”며 “우리를 믿어주신 많은 분들의 삶, 우리가 그동안 컬링에 바친 삶의 무게가 있기에 그것을 받쳐서 들어올리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여자 컬링팀은 금메달 사냥을 앞두고 있다.
결승전 상대는 이전에 예선전에서 7-6으로 승리 했던 스웨덴이다.
김은정은 “스웨덴은 공격적인 샷이 많은 팀이다. 성급하지 않게 기다리는 입장으로 경기를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한국과 스웨덴의 여자 컬링 결승전은 25일 오전 9시 5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