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최신종(31)이 휴대전화에 음성파일 형태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수사 당국은 최씨가 향후 재판에서 양형에 유리한 판단을 받기 위한 일종의 ‘쇼’를 벌인 것 같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24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신종은 전주 실종 여성 A씨(34)를 살해한 다음 날인 지난달 15일 새벽 10개가량의 짧은 유서 음성파일을 휴대전화에 저장했다. 음성파일을 모두 합치면 길이는 1분40초 정도다.
경찰에 따르면 음성파일에는 “아내와 자녀를 잘 부탁한다”, “그동안 고마웠다” 등 가족과 지인에게 남기는 내용이 담겼다.
이틀 후 최씨의 아내는 “남편이 자택에서 약물 과다복용 증세를 보인다”며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최씨는 병원 이송을 완강히 거부했고, 119구급대원들은 이런 최씨의 반응을 살핀 뒤 특별한 징후가 없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당시 약을 복용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씨는 아내가 처방받은 우울증 약을 먹었다고 진술했으나 아내는 “약이 줄어들지 않았다”라고 진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자살소동을 벌인 다음 날인 지난달 18일 부산 실종 여성 B씨(29)를 살해했다. ‘음성 유서’를 남긴지 사흘만에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최씨는 경찰에 긴급체포돼 유치장에 수감된 지난달 25일에는 편지를 쓰고 싶다며 빌린 볼펜으로 자해를 시도했지만, 목에는 살짝 긁힌 정도의 가벼운 상처만 남았을 뿐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이 같은 일련의 행동에 비춰 최씨의 ‘음성 유서’는 향후 법정에서 본인이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한 모습이라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신종이 수사 내내 심신미약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다”라며 “휴대전화 유서니, 자해니 하는 모든 것이 다 사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신종은 지난달 14일 밤 아내의 지인인 A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데 이어, 랜덤 채팅앱으로 만난 부산 여성 B씨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