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사이 쇼트트랙 대표로 경기에 출전한 안현수와 그의 후배였던 임효준의 훈훈한 일화가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 500m 예선에서 안현수와 임효준이 같은 조에 편성되며 함께 출전했다.
임효준은 총성과 함께 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가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줄곧 선두를 지키던 그는 네 번째 바퀴에서 코너를 돌던 중 스텝이 꼬이며 넘어질뻔한 위기를 맞았다.
그 순간 뒤에 있던 안현수가 손을 뻗어 넘어지려는 임효준의 중심을 잡아 줬다.
이 모습이 누리꾼들에게 포착되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영상이 올라오며 화제가 됐다.
몇몇 누리꾼들은 이 장면을 두고 정말 ‘도와준 게 맞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22일 임효준이 KBS 뉴스를 통해 직접 밝혔다.
그는 당시 안현수가 도와준 것을 전혀 몰랐지만 후에 영상을 보고 알게 됐다고 전했다.
임효준은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다”며 “500m 결승선을 통과한 후 현수 형이 (넘어지는 줄 알고) ‘깜짝 놀랐어’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도움 받은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임효준은 “그러게요 형, 넘어질 뻔 했어요”라고 답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임효준 선수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됐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긴 했는데 이런 상황이 있었다”며 놀라워했다.
당시 안현수는 임효준에게 스케이팅 실력을 칭찬하고 “세계선수권 우승해서 더 힘든 선발전은 안 뛰어야 하지 않겠냐”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 안현수를 ‘우상’으로 여겨 온 임효준은 “그냥 형이랑 경기를 뛰어본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좋은 말도 해줘서 영광이었다”며 말을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임효준은 1000m와 1500m에서 두 개의 은메달을 땄다.
안현수는 500m, 1000m, 1500m에 모두 출전했지만 아쉽게도 결승까지 오르지 못했다.
안현수는 무릎 부상과 빙상연맹 내 파벌 싸움 등으로 인해 2011년 러시아로 귀화했다.
이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