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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ies: 사회이슈

“쉬는 것 보기 싫다”…교수의 한마디에 ‘샤워실’에서 쉴 수 밖에 없는 충청대 청소노동자


“휴게실이 있으면 노동자들이 쉰다고 교수가 휴게실을 없애달라 했다고 하는데 휴게시간 없이 일만 하라는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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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충청대학교의 한 건물. 계단을 올라가면 3층에 한 샤워실이 있다.

한기가 가득한 샤워실에는 작은 의자 2개가 구석에 놓여있고, 소형 냉장고가 비치돼 있었다. 또 세면대 위에는 각종 약, 커피포트, 생수병 등이 어지러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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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이 샤워실의 용도는 충청대 청소노동자들의 휴식 공간이다. 난방이 전혀 되지 않아 바닥과 공기는 차디찼고, 습하기도 해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기에 부적절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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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을 휴게실로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묻자, 청소노동자들은 교수의 입김이 작용해 휴게실 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충청대의 청소노동자 A씨는 “한 교수가 ‘휴게실이 있으면 노동자들이 쉴테고 일하는 사람이 쉬는걸 보기 싫다’고 주장해 휴게실 갯수가 줄었다”며 “쉬지도 말고 일만 하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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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된 휴게실은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하기에 부적절할 정도로 멀어서 샤워실에서 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그들은 열악한 근로 조건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3년 사이 일하는 사람이 28명에서 23명으로 줄고 3개 동을 한명이 청소하는 지경까지 왔다”며 “가혹한 업무량에도 월급은 제자리인 최저임금 130만원에 기존에 지급되던 식대도 없어져 도시락을 싸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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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들의 급여는 충청권의 타 대학에 비해 30만원가량 적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뉴스1

이와 같은 열악한 노동환경에 개선의 필요성을 느낀 충청대의 청소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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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평등지부에 따르면 충청대 청소노동자들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96.5%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 노동자들은 청주의 한 청소용역업체 소속 직원들로 밝혀졌다.

충청대 관계자는 “교수의 발언은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라며 “학생회관 신축 후 휴게실을 크게 만들어 통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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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휴게실의 개수가 줄어 거리가 멀어지다 보니 몇몇 분들은 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 지원은 하려고 하고 있지만 위탁 업체의 일이라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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