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논란이 연이어 폭로되고 있는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갑질’ 영상이 공개됐다.
23일 해당 영상을 공개한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2014년 5월 무렵 이명희 이사장이 한진그룹 계열사인 그랜드하얏트호텔의 인천 증축 공사 현장을 주 1회 정도 찾았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에는 이명희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직원들에게 삿대질을 하고 공사 현장 자재를 발로 차는 등 난동을 피우고 있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이 여성 앞에서 공손한 태도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 여성은 계속해서 격하게 손가락질을 하다 먼저 자리를 뜬 직원에게 다가가 세게 몰아 부치기도 밀기도 했다.
다른 직원들이 이 여성을 말리려 하자, 여성은 해당 직원을 손으로 때리는 시늉을 하고는 그의 손에 있던 서류 뭉치를 빼앗아 바닥에 집어 던지며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영상의 제보자는 “업체에서 보고하고 이씨가 지적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분홍색 옷을 입은 직원은 협력업체 직원이고 기타 작업복을 입은 사람은 대한항공 직원, 양복을 입은 사람은 지배인급 이상의 호텔 직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보자는 “(모든 작업자들이) 대한항공 작업 유니폼을 입은 공사 현장에서 안전모도 복장도 갖추지 않은 여성이 그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이씨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시공 관계자는 “이명희 씨가 자주 호텔에 와 이런 행동을 반복했다”고 증언했다.
대한항공 측은 “화면 속 인물이 이명희인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행, 욕설, 갑질’ 의혹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고, 해당 인물이 이씨로 확인될 경우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이사장이 2013년 자택 리모델링 공사 당시 작업자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고 무릎을 꿇린 채 따귀를 때리는 등 폭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자신을 몰라보고 ‘할머니’라 부른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해당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도록 만들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이 밖에도 이 이사장이 그룹 계열사 직원이나 운전기사, 가정부 등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익명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