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고조된 지역 감정 때문에 60대 아버지(65)가 트랙터에 들이받혀 중상을 입었다는 A씨의 사연이 인터넷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6일 A씨가 자신의 페이스북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지방선거 하루 뒤인 14일 그는 비보를 전해 들었다.
경남 함안군 칠원읍에 소재한 농로에서 아버지가 트랙터에 들이 받혀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서둘러 병원에 달려가서 본 아버지의 모습은 처참했다.
아버지가 입고 있던 옷은 갈기갈기 찢어져있었고, 트랙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A씨의 아버지는 트랙터에 깔려 부러진 늑골이 폐를 찔렀고 다리 뼈가 산산 조각이 났다.
폐가 짓눌리고 뼈가 으스러져 심폐소생술을 통해 간신히 살아나 아버지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어쩌다 A씨의 아버지는 이런 처참한 변을 당했을까.
A씨의 어머니에 따르면, 농로 옆 밭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14일 평소 농로 사용을 두고 실랑이를 벌였던 이웃주민 B(56)씨가 불러 농로 끝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A씨의 아버지가 올라오자 B씨는 “전라도 XX 다 죽여버리겠다”고 하며 트랙터로 A씨의 아버지를 들이박았다.
사고 당시 B씨는 술에 취해있던 상태였으며 119에 실려가는 피해자를 보고서도 “내가 치지도 않았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B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자 A씨의 어머니는 출동한 경찰에게 음주측정을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법적으로 트랙터가 음주 측정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음주 측정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A씨에 따르면 경찰은 출동 당시 사건이 발생했던 현장 사진도 찍지 않았으며 아버지와 B씨의 진술이 다르다는 이유로 해당 사건을 ‘교통계’로 보냈다고 한다.
A씨는 “우리아버지는 트랙터에 깔려 다리뼈가 산산조각이 나고 늑골이 부러지고 폐가 짓눌려 심폐소생하고 중환자실에 계시는데, 가해자는 다시 현장에서 술을 더 마시고 트랙터를 손보고 있었다”며 분노했다.
이어 A씨는 “교통사고가 아니라 지역감정에 의한 살인미수사건” 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로 단순한 교통사고로 치부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함양 경찰서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해당 건은 강력계로 넘어갔다”며 “걍력계에서 현장 조사를 나가는 등 조사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현재 가해자 B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조사에서 B씨는 술을 마셔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ㄹ려졌다.
이 사건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왔고 현재 2만 4천여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