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여자아이는 배가 아파 병원에 갔다가 ‘임신 32주’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해야만 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9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 주에 사는 한 10세 소녀에게 일어난 사건에대해 보도했다.
소녀는 지난 9일 심한 복통을 일으켰다. 부모는 이에 놀라 아이를 데리고 곧장 근처 보건소로 달려갔다.
이에 의사는 소녀를 진찰한 뒤 심각한 표정으로 큰 병원에 아이를 데려가 보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
부모는 아이를 도시의 아동 전문 병원으로 데려갔는데 그곳에서 부부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바로 10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임신 32주’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는 임신 32주차에 접어들 때까지도 자신이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이의 진찰을 맡은 병원 관계자는 “아이가 워낙 어린 데다 배가 부르지 않았다”며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병원은 아이를 긴급 입원시키고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23살인 아이의 외삼촌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로 지목된 이 남성은 독립에 실패한 뒤 누나의 집에 같이 살게 되며 10살 조카에게 성폭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AFP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간) 같은 멘도사 주 투누얀에 사는 또 다른 11살 소녀가 병원을 찾아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이 소녀는 임신 25주차였으며, 경찰 당국은 현지 피해자의 양아버지를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연달아 10대 소녀들이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하는 사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낙태 찬반 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로 낙태에 엄격한 편이다.
아르헨티나 법에 의하면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지만, 2012년이 되어서야 성폭행 등에 의한 임신 혹은 임신이 산모의 생명에 지장을 줄 경우에 한해서만 낙태를 허용하도록 법 개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그 경우에도 사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만 낙태를 할 수 있어 그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아르헨티나 법원은 비슷한 사례에 “임신이 지나치게 진행되었다”는 이유로 낙태를 금지한 적이 있다. 이 경우 소녀는 출산 후 태어난 아기를 양육하거나 입양을 진행해야만 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르헨티나 여성 단체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며, 이 사건에 대해 아르헨티나 법원이 낙태 불가 판결을 내릴지 여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해 “아르헨티나 사법체계는 태아를 인격체로 보고 있다”며 “32주 된 태아의 낙태는 살인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낙태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