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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ies: 국제사회이슈

단지 ‘이것’ 때문에 헛간에 ‘방치’돼 죽음을 맞이한 18세 소녀


생리한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격리된 채 움막에서 살아야하는 한 여성의 모습 / The Kathmandu Post

 

“여자가 생리하면 마을에 재앙과 불운이 닥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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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한 오지 마을에서 ‘생리하는 여성은 불순하다’는 악습 때문에 외딴 움막에 갇혀 있던 어린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과거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네팔 서부 다일레크 지역에서 ‘생리를 한다’는 이유로 가족과 격리돼 헛간에서 자던 툴라시 샤히(18)가 독사에 물린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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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에 물린 샤히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해독제가 없어 그대로 숨지고 말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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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를 믿는 네팔에는 생리 중인 여성이나 갓 아기를 낳은 산모에게 부엌 등의 출입을 금하고 외양간이나 창고 등에서 자게 하는 ‘차우파디’ 관습이 있다.

 

이들은 월경혈이나 출산혈이 재앙과 불운을 몰고 온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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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생리 중인 여성은 나이에 상관없이 마을과 동떨어진 헛간이나 움막에서 열흘 가량 머물러야 한다.

 

이 기간엔 우유와 같은 음식이 제한되며 마을 사람들을 쳐다보거나 접촉할 수도 없다.

 

격리된 한 여성이 움막에 이불을 깔고 있다 / mi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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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파디’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자 네팔 정부는 2005년부터 차우파디를 법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오지 마을을 중심으로 네팔 곳곳에서는 차우파디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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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에도 헛간에서 자던 소녀가 추위를 이기고자 불을 피웠다가 연기에 질식해 숨지는 등 차우파디 때문에 해마다 20여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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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히의 사촌인 샤밀라는 “적정한 치료를 받았으면 살았을 것”이라며 “미신이 샤히를 죽였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네팔 여성인권단체 관계자는 “많게는 10명까지 좁은 움막에서 지내야 한다”며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질병에 걸려 죽거나 성폭행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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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차우파디는 네팔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악습’ 중 하나”라며 “월경에 대한 인식 변화와 성교육을 통해 다시는 제2의 샤히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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