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과 손을 잡으면 호흡과 심장 박동, 뇌파가 공조를 이루며 여성의 고통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불더 콜로라도대와 하이파대 공동 연구팀은 1년이상 연애한 23~32살의 남녀커플 22쌍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여성이 통증을 느낄 때 남성 파트너가 손을 잡아주면 두 사람의 호흡과 심장박동이 공조하고 뇌파의 패턴도 같아지며 통증이 완화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지난 2일(한국 시각)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실험을 위해 연구팀은 공개모집한 22쌍의 커플에게 몇가지 환경을 제공하고 2분씩 뇌전도 측정을 실시했다.
함께 앉아 있되 손을 잡지 않는 상태, 손을 잡은 상태, 별도의 방에 따로 떨어져 있을 때 등의 환경에서 여성의 팔에 43,45,47도의 미지근한 열을 잇따라 가하면서 뇌전도 측정을 실시 했다.
실험 결과 손을 잡는 것과 산관 없이 단지 파트너와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뇌파 중 알파 무 밴드(8~12Hz)에서 동조가 일어났다.
이 뇌파는 통증이나 공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이 고통을 받고 있는 중일 때 남성이 손을 잡아주면 동조 현상은 더욱 증가했으며, 남성이 손을 놓으면 뇌파의 동조는 사라졌다.
이 연구팀은 1년 전에도 호흡과 심장박동에 대한 같은 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신체 접촉이 있을 때 커플의 호흡과 심장박동이 공조를 이루고 여성의 통증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어티픽 리포트>에 보고했다.
연구를 주도한 패벌 골드스타인 콜로라도대 심리학 및 신경과학부 교수는 “이번 실험은 ‘개인간 공조현상’으로 알려진 심리학적 현상을 탐색하는 연구의 마지막 단계” 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는 고통에 대한 뇌파 공조 현상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으로 뇌와 뇌의 연결이 신체 접촉에 의한 통각 상실증, 곧 접촉에 의한 진정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 공조현상이란 어떤 사람이 함께 있는 사람에게 생리학적으로 거울 역할을 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골드스타인은 아내가 아이를 분만할 당시 아내의 손을 잡아줬더니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던 경험에서 시작해 이번 실험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 중 여성의 경우 자신이 느끼는 통증에 대한 척도를 기재하도록 하고 남성 파트너에게도 여성이 느낄 것으로 생각하는 통증에 대한 척도를 적도록 했다.
그 결과 남성이 여성 파트너의 고통에 더 많이 공감할수록 둘 사이의 뇌파 공조가 더 잘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뇌파의 공조가 잘 일어날수록 여성이 느끼는 통증도 더 많이 감소했다.
골드스타인은 “상대의 고통에 공감을 표현할 수는 있지만 접촉이 없이 완전한 소통을 할 수 없다” 며 “신체 접촉은 자아와 타인 사이의 경계를 허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감을 잘하는 애인과 뇌활동이 동조를 이루면 통증을 없앨 수 있다고 확언하기엔 많은 연구가 더 필요하지만 신체 접촉은 개인의 느낌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뇌의 통증 완화 시스템을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편 연구팀은 반대로 남성이 고통을 받을 때 여성 파트너가 손을 잡아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연구나 동성애자 등 다른 관계 사이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