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팀추월 경기 이후 ‘노선영 왕따’ 논란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단순히 선수 간의 감정 싸움이 아니라 빙상연맹의 구조적 문제라는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안현수(빅토르 안)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이유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여자 팀추월 경기는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았다.
김보름과 박지우가 한참 뒤처진 노선영을 챙기지 않은 채 앞서 달린 데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에게 책임을 모두 미루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팀정신’이 강조되는 종목 특성상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과거 노선영이 폭로한 빙상연맹의 수상한 행태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왕따 문제의 근본 원인은 빙상연맹이라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노선영은 앞선 인터뷰에서 전명규 빙상연맹 부회장이 김보름 선수를 선수촌에서 빼내 따로 훈련시키고 있으며, 자신은 심한 차별 탓에 훈련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폭로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과거 한국 빙상연맹이 저질렀던 여러 만행들이 재주목 받고 있다.
빙상연맹에 대한 비난이 본격화된 것은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 사건 이후이다.
당시 쇼트트랙계에서 최고의 선수였던 안현수는 빙상연맹의 파벌 싸움 때문에 2010년 동계 올림픽 이후 대표팀에 참여할 수 없었다.
파벌 싸움에 지친 그는 결국 고국을 떠나 러시아로 귀화했다.
하지만 빙상연맹의 횡포는 끝이 아니었다.
한국 빙상연맹이 러시아 빙상연맹에 직접 연락해 안현수의 귀화를 무산시키려 노력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지난 2015년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랑’에서 안현수는 “이 선수는 한국에서도 문제가 많은 선수니까 절대 받지 말라고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님이 (한국으로부터) 그런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에는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 알렉세이 크라프초프도 출연해 안현수의 주장이 진실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알렉세이 회장은 “다른 사람의 말이 제 결정을 바꿀 수는 없다”며 “저는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어 “다시 경기에 나가 이기고 싶다는 간절함이 보여서 그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고 안현수의 귀화를 받아들인 이유를 밝혔다.
러시아로 귀화한 이후 안현수 선수는 자타공인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가의 귀중한 인재를 놓친 빙상연맹은 이후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빙상연맹이 국민들의 정당한 ‘비난’에 어떤 대처를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