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에 있어 ‘인간 동물원’만큼 부끄러운 사건은 흔치 않을 것이다.
1958년 벨기에 브뤼셀에는 인간 동물원이 있었다.
당시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생활하던 원주민들을 납치해 자국의 동물원에 감금했다.
유럽인들은 원주민들을 ‘미개한 인간’, ‘우리와 다른 종’이라고 소개했고, 많은 관람객들이 그들을 구경하기 위해 돈을 지불했다.
인간 동물원의 역사는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유럽인들은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주민들을 신기한 구경거리로 여겨 그들을 생포하고 감금했다.
이후 다양한 행사와 축제 때 원주민들을 ‘전시’했다.
이러한 인간 전시가 인기를 끌자 전시는 더욱 더 가혹하고 끔찍하게 변형되었다.
단순히 우리에 가두는 것을 넘어 원주민들이 전통 방식대로 생활하도록 강요하며 마치 영화 ‘트루먼 쇼’처럼 그들의 삶을 구경했다.
동물원에 갇힌 원주민들은 추위와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죽은 원주민들은 시신을 해부나 박제에 이용 당하는 등 죽음마저도 편안하게 맞을 수 없었다.
특히 우리 안에 갇혀 사람들이 건네는 ‘먹이’를 받아먹는 흑인 소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순진무구한 소녀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음식을 받아먹고, 백인들은 이 장면을 구경한다.
사진 속을 가득 채운 백인들의 모습을 보면 당시 이 인간 동물원이 얼마나 큰 인기를 끌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편, 과거 일제강점기 시대 일본인들도 조선인에게 한복을 입히고 우리 안에 가두어 ‘조선인 동물원’을 만든 역사가 있다.
이와 같은 강대국들의 비윤리적·비인도적 행태는 탐욕과 이기심으로 점철된 제국주의와 식민지주의, 유럽의 경우에는 백인우월주의가 더해진 산물로 풀이된다.
같은 인간을 마치 동물처럼 대하던 끔찍한 역사를 보면 과연 인간의 폭력성이 어디까지일지 씁쓸한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