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들은 본업이 아님에도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으로 자주 캐스팅 된다.
보통 이들은 뛰어난 외모와 두터운 팬층이 작품 흥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각광받지만, 어색한 연기력으로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작품성을 떨어뜨린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돌은 연기를 못한다”는 편견을 부수고 진짜 배우로 당당히 인정받은 이들이 있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배우로서의 인생 2막을 펼친 걸그룹 출신 배우들을 알아보자.
#1 성유리 (핑클)
성유리는 2003년 첫 주연작인 SBS ‘천년지애’에서 타임슬립한 남부여 공주 역할을 맡아 혹독한 드라마 데뷔를 했다.
당시 성유리는 딱딱하고 부자연스러운 어조와 표정, 부정확한 발음으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성유리는 이후 부던한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에는 MBC ‘몬스터’에서 억척스러운 오수연 역을 완벽히 소화해 연기력을 극찬받았다.
#2 유진 (SES)
그룹 해체 후 유진은 솔로 가수로 활동했다가 이후 배우의 길로 전향했다.
유진은 2002년 ‘러빙유’부터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원더풀 라이프’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갔지만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떼지 못했다.
작품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돈다는 평가를 받던 유진은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강원도 시골 처녀 여봉순 역을 맡아 사투리 연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이후 KBS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연기대상 장편부분 여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3 서현진 (밀크)
서현진이 속했던 그룹 밀크는 ‘제2의 SES’라는 평을 들으며 데뷔했지만 1집 활동 후 돌연 해체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해체 이후 서현진, 박희본, 김보미 등 세 명의 멤버는 모두 배우로 전향했다.
그 중 서현진은 tvN ‘또 오해영’, SBS ‘낭만닥터 김사부’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SBS ‘사랑의 온도’에 출연하며 로코퀸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4 정려원 (샤크라)
려원은 샤크라 해체 후 정려원이라는 본명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5년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유희진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듬해 MBC ‘넌 어느 별에서 왔니’로 연기대상 PD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7년에는 영화 ‘두 얼굴의 여친’을 통해 제28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해 영화배우로서도 큰 성과를 받았다.
최근에는 KBS ‘마녀의 법정’에서 여성아동범죄 전담 검사를 성공적으로 연기해내기도 했다.
특히 려원이 출연한 작품들은 흥행 여부와는 관계 없이 작품성을 인정 받아 려원의 뛰어난 안목을 입증했다.
#5 윤은혜 (베이비복스)
윤은혜는 1999년 그룹 베이비복스에 합류했고, 2006년 MBC ‘궁’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변신을 시도했다.
드라마 초반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윤은혜는 원작 캐릭터와 달리 자신만의 스타일로 배역을 재해석해 또 다른 재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07년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털털하고 보이시한 성격의 ‘고은찬’ 역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6 오연서 (Luv)
오연서는 2002년 걸그룹 Luv의 ‘햇님’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하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던 Luv는 1집 이후 해체했고, 오연서는 연기자로 전향했으나 첫 시작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영화의 단역·조연을 전전하던 그녀는 끊임 없는 노력으로 ‘왔다! 장보리’의 주연을 꿰찼고, 이후 ‘오자룡이 간다’, ‘돌아와요 아저씨’ 등의 주연을 맡으며 대중에게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또한 영화 ‘국가대표2’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도 했다.
오연서는 어떠한 캐릭터도 맛깔나게 소화해내는 대한민국 대표 ‘카멜레온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7 윤아 (소녀시대)
소녀시대 멤버 중에서도 비교적 일찍 연기를 시작한 윤아는 올해로 연기 데뷔 10년 차 배우이다.
2007년 MBC ‘9회말 2아웃’으로 연기를 시작했을 때만해도 윤아는 연기력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tvN ‘THE K2’, 영화 ‘공조’, ‘왕을 사랑한다’에서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을 감탄하게 했다.
특히 첫 사극 도전이었던 ‘왕은 사랑한다’에서는 자신감 넘치고 발랄한 은산 역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8 유이 (애프터스쿨)
애프터스쿨로 데뷔해 MBC ‘선덕여왕’으로 연기를 시작한 유이에게는 늘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유이는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연기 변신을 꾀했고, 결국 2011년 KBS2 ‘오작교 형제들’을 통해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MBC 연기대상 특별기획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까지 수상하며 연기력을 완전히 인정받았다.
#9 수지 (미스에이)
수지는 첫 드라마인 KBS2 ‘드림하이’ 촬영 중 PD가 헤드셋을 집어던졌을 정도로 타박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 오기와 독기가 바짝 오른 수지에게 영화 ‘건축학개론’ 시나리오가 들어왔고, 잘 해내겠다는 일념으로 시나리오를 씹어먹을 것처럼 연습한 끝에 ‘국민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을 얻어냈다.
이후 MBC ‘구가의서’에서는 화장기 없는 맨 얼굴의 무사 복장을, 영화 ‘도리화가’에서는 남장에 숯칠까지한 꾀죄죄한 모습도 감행하는 등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종영한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영화 ‘스포트라이트’를 참고하고 현직 방송기자들의 도움을 받아 연습했다는 리포팅 장면은 ‘기자 대역설’이 돌 정도로 크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